사람이 죽으면 조문을 하고 애도를 한다. 아주 엄숙한 의식에 따라 장례를 치른다. 하얀 국화는 고인의 영정과 함께 식장 분위기를 엄숙하게 한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왜 식장의 꽃은 국화여야 할까?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는 꽃으로 헌화하면 더 좋지 않을까? 고인 연세가 어떻게 되느냐, 고생은 안 하시고 돌아가셨느냐 하는 의례적이고 도식적인 인사 등 상주는 큰 의미 없는 대화를 수백 번 반복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고인이 좋아하던 꽃이 더 의미 있는 대화를 하게 하지 않을까. 몇 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의 글과 사진을 담은 12쪽 조문보를 발행했는데, 자식 입장에서는 부모에게 드리는 표창장이 되고, 조문객에게는 한 사람의 일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삶과 죽음에는 되돌릴 수 없는 간극이 있지만 죽음도 삶의 일부다. 죽음을 우리 일상에 놓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한식날이나 추석 때 조상 묘를 찾아 멀리까지 가서 고생할 일이 아니다. 성당이나 교회, 사찰 등 고인이 생전에 믿고 다니던 동네 종교시설 회랑에 모셔 놓으면 매주 종교의식에 참여하고 꽃 한 송이라도 놓고 갈 수 있지 않은가? 주민이 반대하고 법에 묶여 있지만 사실 열어놓고 생각해 보면 모두가 편한 일이다.
또 한 가지 질문. 죽은 후에 조문을 가면 죽은 사람과 마지막 정을 나눌 수 없지 않은가? 죽기 전에 어릴 적 친구들부터 인생에서 의미 있는 지인을 모아 추억을 얘기하고, 너의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말해주고, 노래도 같이하면서 보내는 환송회는 어떤가?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다리를 건너가는 친구에게 "무지개 다리 환송회"를 열어주고 그날의 대화를 영상으로 남겨두면 그 자체가 인생의 회고록 아닐까? 황천길이 아니라 무지개 다리를 먼저 건너가는 친구에게 격려가 되는 말-"친구 잘 살았어, 수고했어, 더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만나자."
■ 이 기사는 시연용 임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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